최근 5년치 건강검진 중 폐CT 기록이 있는걸 챙겨서 일원동 삼성병원을 방문했다.
삼성병원은 일원역 1번출구나 수서역 1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셔틀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이 보인다. 거의 매번 사람들로 꽉꽉 찬다. 병원 홈페이지에서는 8분 간격이라고 되어 있으나, 평일은 8분 보다 좀 더 빠르게 오는 듯 싶다. 아래는 병원 셔틀버스 노선도이다. 암센터는 GATE6 에서 내리면 된다.
삼성병원은 폐 진료를 원할시, 폐식도암센터 호흡기내과를 먼저 가도록 되어 있어 나도 호흡기내과 교수님께 첫 외래를 보았다. 교수님께선 한 번 크기가 자라기 시작하면 멈추는 경우가 없고, 나이가 너무 젊으니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게 좋겠다며 바로 흉부외과로 연결 해주셨다. 혹시 원하는 교수님이 있냐고 물어봐서 미리 찾아본 김홍관 교수님을 부탁드렸다.
일주일 뒤 뵌 김홍관 교수님께서도 크기가 크진 않지만, 역시나 나이가 어리다며 수술을 권유하셨다. 알겠다고 한 뒤 수술 후 회복기간, 통증 등 궁금한 사항을 여쭤보고 진료실을 나왔다.
사전 검사 스케줄은 따로 상담 간호사가 잡기 때문에 진료실을 나와서 한참 기다린 뒤에 검사 일정을 잡았다. 생각보다 해야하는 검사가 엄청 많았다.
○ 내가 했던 사전검사들
- 뇌 MRI(조영제 사용) : 팔에 조영제 투입용 니들(바늘)을 꽂고 들어간다. 중간에 간호사 분이 들어와서 조영제를 투여해 주는데, 들어갈 때 생각보다 큰 느낌은 없었다. 폐암이 뇌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아 찍는다고 했다. 인터넷 후기를 보면 암일 확률이 높을 때 찍는 듯 했고 안 찍은 분들도 있었다.
- PET CT : 방사성 의약품을 몸에 넣고 몸 전체를 CT로 찍는건데, 아무래도 방사성 의약품이다 보니 일반 주사 보다는 좀 더 주의해서 투약해 주신다.(투약해주는 의료진 분과 나 사이에 파티션 같은걸로 분리되어 있다.) 그리고 방사성 약품을 주입 후 약품이 온몸에 잘 퍼지도록 약 1시간 정도 대기하다가 호명하면 들어가서 CT를 찍게 된다. 한양대 병원은 대기하는 방? 이 따로 있어서 보호자와 같이 있을 수 있다고 했던거 같은데, 삼성 병원은 보호자는 밖에서 대기하고, 환자는 칸막이로 나눠진 공간의 안락의자에 누워서 대기하도록 되어 있다. 약품을 맞았을 때 기분이 좀 별로였고, 실질적으로 CT 찍는 시간은 10분도 안되어서 끝났다.
- 폐활량 검사 : 일반적인 건강검진 때 하는 것보다 좀 더 길고 자세하게 한다. 이 검사에서 폐활량이 안좋게 나오면 수술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폐를 떼어내는거니까... 오랫동안 흡연을 했거나, 연세가 많은 분들은 안좋게 나오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하는데, 나는 다행히 잘 나왔다고 했다.
- 폐CT 검사(조영제 사용) : 수술 일주일 전 최종적으로 결절의 위치 및 크기를 보기 위해 찍는다. 이때도 조영제를 사용해서 찍는데, 조영제 양이 많았는지, 뇌MRI 때와는 다르게 조영제가 들어갈 때 꽤나 뜨거운 느낌이 들었고, 찍고 나서도 한 두 시간 정도 컨디션이 안좋았다. 그래서 조영제 성분이 얼른 빠져나가도록 물을 거의 1리터는 마신 듯 하다.
- 피검사, 요검사, 심전도 검사, 가슴 엑스레이 : 이외 부수적인 검사들인데, 딱히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힘들지 않다.
각종 검사를 마친 뒤 수술 전 마지막으로 교수님께 진료를 봤다.
"교수님, 암일 확률이 높을까요?"
"모양이나 검사 결과를 봤을 때 암은 거의 맞아요. 대신, 지금 수술하면 완치니 걱정하지 말아요."
예상보다 단호한 교수님의 답변에 한 번 더 현타가 왔지만, 그래도 일찍 발견한게 어디야, 이건 행운이다! 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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