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성부성 밤이 지나고, 새벽에 엑스레이&채혈 안내를 하는 간호사 분의 목소리에 잠이 깼다. 여전히 통증은 있었으나, 수술 당일 보다는 확실히 덜하다.
수술하면서 쪼그라든 폐를 빨리 펴지게 하기 위해 다음날부터 될 수 있는 한 열심히 운동을 하라고 시킨다. 그래서 식사 이후 환자들이 우르르 복도로 나와서 링겔을 끌며 걷기 운동을 하는데, 나는 좀 답답해서 암병동과 본관 연결 복도라던가, 지하 1층의 암 교육센터를 갔다온다던가 하는 식으로 병원을 돌아다녔다.
걸을 때 약간 기분 나쁘게 쑤시는 신경통? 같은게 느껴졌다. 또 공불기 기구를 사용한 호흡 운동은 생각보다 공도 안올라가고 지겨워서 생각보다 많이 하지 못했다.
그리고 수술시 나온 혈액, 흉수 등을 폐에서 빨리 배출하기 위해, 수술 다음날부터 일부러 깊은 기침을 하게 한다. 기침을 하면 붉은색 투명한 흉수가 흉관을 통해 통으로 들어가는걸 볼 수 있는데, 누워 있다가 갑자기 기침이 나서 앉아서 쿨럭쿨럭 하면, 고여있던 흉수가 왈칵하고 흉수통으로 들어갔다.
또 기침을 했을 때 흉수통에 뽀글뽀글 기포가 나오면 아직 폐가 덜 아문 것으로 본다. 때문에 기침 했을 때 기포가 나오는지 여부를 흉관 제거 시점으로 삼는 듯 했다.(매일 아침마다 전문의가 와서 "기침 해보세요~" 한 뒤 흉수통을 유심히 본다.)
통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졌다. 나는 무통주사가 구역질 부작용이 있어서 아플 때마다 간호사분을 호출해서 주사용 진통제(이름은 정확히 모르겠다.)를 맞았다. 진통제는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본인에게 제일 잘 맞는 약을 찾아야 입원기간이 편할 듯 하다.
중간 중간 혈압 재고, 식사하고 하다보면 하루가 지난다. 그 뒤로는 매일 비슷한 일정이고, 통증도 나날이 좋아져서, 다음 글은 병원 생활에 대해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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